하나비 (花火, Hana-bi, 1997), 불꽃, 찰라의 화려함..
찰라의 화려함의 불꽃이여...
예전, 일본어를 공부하던 때,
어학 공부에 도움이 될까해서 봤던 영화 하나비.
어학 공부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대사가 이렇게 없는 영화도 드물지 싶다.
우스게 소리로 대사가 적었다 했지만 대사가 적어 너무 좋았던 영화이기도 했다.
시가 아름다울 수 있는건 짧은 글귀에 수 많은 생각을 함축했기 때문일텐데,
이 영화 하나비는 그런 의미에서 한 편의 시일지도 모르겠다.
극도로 절제된 대사.
그것을 대신한 연기. 눈빛, 표전, 몸짓 등등등...
(연기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많은 대사를 하면서 연기하는 것 보다도
거의 없는 대사를 가지고 그 상황에 맞게 연기하는 것이 훨씬 어려울거라 생각한다)
거기에 영상과 어울어져 잔잔히 흐르는 영화 음악은 정말 내 몸에 전기가 짜르르 흐르게 하기에 충분했다.
영화 중간중간 많은 그림이 나오는데,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그 그림들을 다케시(감독)가 그렸다고 들었다.)
어떤 장면에서의 그림들은 영화에 어떤 역활을 했는지 그럭저럭 이해가 갔지만
대다수의 그림은 그 역활을 이해하지 못해 아쉽다면 아쉬웠다.
(뭐 워낙 자기 색깔이 강한 감독이니.... )
다케시는 사회평론가이자 배우,감독,코메디언이기도 한 만능 엔터테이너다.
그래서 그런지 하나비에서는 그의 색깔이 드러나는 유머도 엿볼수 있었고, 진한 메세지도 볼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일본의 "죽음"에 대한 정서가 나는 싫다.
영화 속에서 다케시 부부의 자결은 미화라고 볼 수는 없지만 관객에 입장에선 미화로 남을 것이다.
이렇게 죽음을 미화시키는 형태로의 표현, 결말은 뭐랄까...
흐음...
어쩌면 극 중 인물들에게 달리 해피엔딩을 생각하기 어렵기도 하지만...
그러도 전체적인 평가를 하자면 정말 괜찮은 영화였다고 말하고 싶다.
멜로물이 뜬다고 멜로물로 휩쓸리는 우리 영화나 영화 자체보단 배급이나 판촉에 신경을 쓰는 헐리웃 영화,
딱딱하기만 한 유럽의 영화들 속에서 오랜만에 만난 썩 괜찮은 영화였다.
기타노 다케시 감독 작품을 좋아하는 개인적인 성향 탓일 수도 있다.
한번쯤, 시간이 되면 기타노 다케시의 여러 작품들을 쭉 감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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