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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람 이 어 라 Silk R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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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알게 된 것은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이라는 뉴스를 통해서였다.

 

 

어떤 영화일까?

좋아하는 양조위 주연의 영화다.

시간 되면 볼까...

시간이 흘러 거리에 영화 포스터가 여기저기 붙었다.

완전 무삭제 "색계"

 

 

국제 영화제에서 상받은 작품을 저렇게 홍보하는.....

이건 아닌데......

씁쓸했다.

 

 

물론 영화 속에서 배드씬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고, 그것은 흥행에 중요 요소일 것이다.

이 영화에서 내게 가장 인상적인 장면들 뽑으라면 역시 비정상적으로 격한 배드씬과 술자리 장면이니까.

 

이 영화의 배드씬을 보면서 성적 흥분을 느끼지 못했다.

왜냐면 그 장면에서는 사랑도, 에로틱함도 느껴지지 않았고,

그저 불안과 정복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상대 남자를 죽이는걸 목적으로 그와 섹스하는 여자.

죽음에 위협 속에서 누구도 믿지 못하는 중압감으로 내면에 쌓인 그간의 스트레스를 풀듯,

의심하며, 불안해하며 정복하듯 섹스하는 남자.

이런 이 두 남녀의 베드씬을 보며 성적 흥분을 느낄 수는 없겠지.

 

 

그저 둘 다 불쌍해보일 뿐...

 

이 가련하고 불쌍한 두 남녀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내게 인상적이었고, 하일라이트라고 생각되는 장면.

 

 

일본인 거리에 있는 술집.

남자는 그곳으로 여자를 초대한다.

중국 內 일본인들의 거리. 일본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술집.

술집주인이나 점원, 손님 모두가 일본인들로 둘러 쌓인 그곳에 중국인인 주인공 남녀가 자리한다.

 

옆 방에서 들려오는 일본노래 소리에 그것보다 자신이 더 잘 부를 수 있다며 노래를 부르는 여인.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노래는 중국노래다. 일본인들로 가득한 그곳에서...

일본의 앞잡이가 된 중국인인 남자는 그녀의 중국 노래에 빠져들고 눈물을 흘린다.

 

남자는 그 술집에 있는 군인들과 마찬가지로 일본의 패망을 예견하고 있다.

남자는 침몰해가는 일본이라는 큰 배에서 이젠 내릴수도 없는 처지로 여인이 부르는 중국노래에 눈물 흘리며 여인을 끌어안는다. 마치 그 둘의 미래를 예견하듯...

 

 

가학적 혹은 이리저리 비틀린 체위의 섹스는 남자의 내면 그 자체였고,

일본거리 술집에서의 둘의 모습이 어떠한지를 오히려 선명하게 나타낸다. 

 

이 영화에 사랑 따윈 없었다.

지독한 외로움과 자기 내면의 고통에서 벗어나고파 몸부림 치는 남자와

그 남자를 죽이려고 접근했다가 그 남자에게 결정적인 순간 흔들림 혹은 혼란을 겪은 여자가 있을 뿐이다.

각자의 그것을 사랑이라 말 할 수 있을까.

 

 

사랑이 아닌 사랑을,

사랑일까 하는 찰라의 혼란에 빠진 남녀,

섬세하게 그린 감독과 멋지게 표현한 "역시" 양조위.

좋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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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lk R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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