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밀밀 (甛蜜蜜, Comrades: Almost A Love Story, 1996)
비...
영화를 보는 동안 줄곧 비가 내렸다.
시작해서부터 끝날때까지 계속 빗소리를 들으며 영화를 봤는데
오늘은 그 빗소리에 감사해야 할것 같다.
빗소리가 있어 더욱 좋았던 영화였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보다 영화 속 삽입곡을 먼저 들었다.
예전에 한 TV 프로그램에서 우연히 들었는데 조금 오래된듯한 가락이면서도 때묻지 않은 순수하고 수수한듯한 느낌이
들어 듣기 참 좋더라.
영화를 보면서 여러 상상을 했다.
중국연변에서 코리언 드림을 꿈구며 한국에 온 젊은 두 남여.
혹은 미국, 일본으로 각자의 꿈을 꾸며 떠난 한국의 두 남여.
그 외에 여러 상황이 있겠지.
암튼 이 영화 속 두 주인공의 상황은 그렇게 얼마든지 만들어지고 있을 것이라는 그런 상상.
사랑...
그(여명)에겐 고향에 두고 온 애인이 있었다.
그리고 친구로 지내는 이 여인(장만옥)은 그를 이용하고 있었을 뿐이지만 그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그녀를 진실로 대하고
그 진실에 그녀 역시 그를 진실로 대하게 된다.
진실과 진실은 사랑을 싹티웠고 그들이 처한 비슷한 환경은 그들에게 정이 뿌리 내리도록 했다.
그 정이 사랑을 뿌리로 한 것임을 모르는체 그들은 그 사랑의 뿌리를 가슴 속 깊히 담고서 헤어지게 된다.
그들이 헤어지기 전,
그 둘 모두 중국 한 여가수를 좋아했는데 비록 실패했지만 그 가수의 음반 판매업을 한적이 있다.
그들에게 그 가수나 음악들은 어떤 의미일까.
둘을 하나로 묶어주는 매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기억 속에 남아 다시 이어줄 수 있는...
우리 주변에는 사랑하면서도 서로 함께있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서로 떨어져 있어도 늘 서로를 그리며 그리워하겠지. 그 그리움은 지구 반대편에 있어도, 지구 밖에 있어도,
이 세상을 떠나버려도...
결국 그 둘은 그 가수의 사망 소식을 알리는 거리 전자대리점의 진열대 속 TV를 바라보다 만나게 된다.
중국도 홍콩도 아닌 미국에서...
그들이 만나지 못했다면 더욱 완벽한 영화가 되었겠지만 만날 수 있어서 무척 기뻤다.
모순되는 말이지만...
영화 완성도 따위는 개나 줘버리고 그냥 영화를 보고 행복해지고 싶을 때도 있는 것이다.
[추천곡]
등녀군 : 첨밀밀 / 월양아적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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