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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람 이 어 라 Silk R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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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영화를 보는 동안 줄곧 비가 내렸다.

시작해서부터 끝날때까지 계속 빗소리를 들으며 영화를 봤는데

오늘은 그 빗소리에 감사해야 할것 같다.

빗소리가 있어 더욱 좋았던 영화였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보다 영화 속 삽입곡을 먼저 들었다.

예전에 한 TV 프로그램에서 우연히 들었는데 조금 오래된듯한 가락이면서도 때묻지 않은 순수하고 수수한듯한 느낌이 

들어 듣기 참 좋더라.


영화를 보면서 여러 상상을 했다.

중국연변에서 코리언 드림을 꿈구며 한국에 온 젊은 두 남여.

혹은 미국, 일본으로 각자의 꿈을 꾸며 떠난 한국의 두 남여.

그 외에 여러 상황이 있겠지. 

암튼 이 영화 속 두 주인공의 상황은 그렇게 얼마든지 만들어지고 있을 것이라는 그런 상상.



사랑...

그(여명)에겐 고향에 두고 온 애인이 있었다.

그리고 친구로 지내는 이 여인(장만옥)은 그를 이용하고 있었을 뿐이지만 그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그녀를 진실로 대하고 

그 진실에 그녀 역시 그를 진실로 대하게 된다. 

진실과 진실은 사랑을 싹티웠고 그들이 처한 비슷한 환경은 그들에게 정이 뿌리 내리도록 했다. 

그 정이 사랑을 뿌리로 한 것임을 모르는체 그들은 그 사랑의 뿌리를 가슴 속 깊히 담고서 헤어지게 된다.

그들이 헤어지기 전,

그 둘 모두 중국 한 여가수를 좋아했는데 비록 실패했지만 그 가수의 음반 판매업을 한적이 있다. 

그들에게 그 가수나 음악들은 어떤 의미일까. 

둘을 하나로 묶어주는 매개..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기억 속에 남아 다시 이어줄 수 있는...



우리 주변에는 사랑하면서도 서로 함께있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은 서로 떨어져 있어도 늘 서로를 그리며 그리워하겠지. 그 그리움은 지구 반대편에 있어도, 지구 밖에 있어도, 

이 세상을 떠나버려도...



결국 그 둘은 그 가수의 사망 소식을 알리는 거리 전자대리점의 진열대 속 TV를 바라보다 만나게 된다. 

중국도 홍콩도 아닌 미국에서...

그들이 만나지 못했다면 더욱 완벽한 영화가 되었겠지만 만날 수 있어서 무척 기뻤다. 

모순되는 말이지만...


영화 완성도 따위는 개나 줘버리고 그냥 영화를 보고 행복해지고 싶을 때도 있는 것이다.






[추천곡]


등녀군 : 첨밀밀 / 월양아적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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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lk R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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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를 보고...



해리 코닉 주니어의 영화 음악이 무척 좋았던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하지만 영화 음악 보다도 더 좋았던건 영화다.



12년간이라는 오랜 세월을 두고 만남과 이별, 그리고

재회를 거듭하며 우여곡절 끝에 우정을 바탕으로 참된 사랑을 찾은 두 남녀.



(진정한 의미의) 새로운 만남에 설레이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이별에 가슴 아프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



사람들은 만남과 이별을 반복해 가면서 때로는 설레어하고 때로는 가슴 아파한다.

그 속에서 어떤 이들은 힘들어하고 또 어떤 이들은 힘들어도 힘들지 않는듯 한다.

그리고 또다시 마음을 여는것을, 또다시 믿는 것을 두려워 한다.

다시 아파질까 두려워하며...



씁쓸하지만, 그러면서 시간도 흘러가고 나이도 들어간다.



새로운 만남을 시작도 하기 전에 올지 않올지 모르는 이별을 미리 두려워하는건

분명 어리석은 짓일 것이다.

혹자는 말한다.

이별을 두려워하는게 아니라 신중하려는 것 뿐이라고...



그래서 사람들은 많은 시간을 겉도는데에 허비한다.

영화 속 해리도 샐리도 12년이란 긴 시간을 겉돌고 만다.

그리고 그 12년의 끝에 선 해리가 비로서 사랑이었지만 사랑인줄 몰랐던 사랑을

샐리에게 고백한다.


고백을 받은 샐리와 해리의 대화를 옮겨본다.



Sally : 미안하지만 해리, 송년의 밤이고, 외롭다는 거 잘 알아.

        하지만 갑자기 나타나서는 사랑한단 말을 한다고 해서

        모든 일이 해결되는 건 아냐.. 이런 식으론 안돼.


Hally : 그럼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Sally : 몰라...하지만 이런 식으론 안돼.


Hally : 그럼 이런 건 어때? 더운 날씨에도 감기에 걸리고,

        샌드위치 하나 주문하는데 한시간도 더 걸리는

        널 사랑해. 날 바보 취급하며 처다볼 때 콧가에

        작은 주름이 생기는 네 모습과 너와 헤어져서

        돌아올 때 내 옷에 뭍은 네 향수 냄새를 사랑해.

        내가 잠들기 전에 마지막으로 이야기 하고 싶은

        사람이 바로 너이기에 널 사랑해.

        지금이 송년이고 내가 외로워서 이런 말 하는게 아냐.

        네 인생을 누군가와 함께 보내고 싶다면,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하란 말을 해주고 싶어.


Sally : 이것봐, 넌 항상 이런 식이야 해리!

        도저히 널 미워할 수 없게끔 말하잖아.

        그래서 난 네가 미워 헤리...네가 밉다구...


그리고 둘은 서로의 눈빛을 얼마간 바라보며 달콤하고 긴 키스를 나눈다.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이 영화는 아주 오래동안 내 가슴에 기억될 것이다.

샐리가 식당에서 오르가슴을 연출했던 장면도,

해리 코닉 주니어의 영화 음악도,

죠의 결혼 소식에 울먹이는 샐리를 위로하다 친구 관계를 넘은 장면이 아닌

송년의 밤, 비로서 샐리에게 자기의 마음을 고백하는 해리의 저 모습으로......


몇년이 지난 뒤 우연히라도 이 영화 제목을 보게 된다면, 

꼭 이 영화를 다시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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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lk R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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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트 이스트우드.

마카로니 웨스트 무비를 열었던 카리스마 넘치는 터프함의 극치.

그의 까칠한 수염과 인상을 쓸때 눈가의 주름, 씨거를 깨무는 모습 등은

요즘 귀공자들처럼 생긴 이른바 얼짱들의 별칭처럼 말도 안되는

"귀여운 터프가이" "다정한 터프가이" "로맨틱한 터프가이" 등등

온갖 잡스런 터프가이가 아닌 말 그대로

"터프" ---- "터프가이"인 것이다.



위에 나열한 잡스런 수식어가 붙은 터프가이들에게 그다지 반감은 없지만

그런 쓰레기 같은 미사어구로 "터프가이"의 의미를 호도할때는 속이 뒤집힌다.



그렇다고 "터프가이"를 영웅시 할 생각은 없다.

"터프"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무법의, 맹령한, 거친, 악한, 깡패, 부랑자..

등의 의미를 내포하기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난 어려서부터 "터프가이"를 동경한다.

그건 아마 나를 비롯한 전세계 남성들의 내부에 존재하는 남성성 때문일 것이다.



그들은 합법적인 이 시스템 같은 세상 속에서 체제를 따르며 성장해 왔고 법을

지키며 길들여져 왔지만 그들 내부의 야성은 "터프"라는 단어의 본능이 깊히 자리하며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터프함"의 "터프가이"로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표본적인 존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는 그 터프함의 끝자락을 보여준다.

왕년의 흉악한 무법자는 이젠 늙고 쇠약해진데다 이전의 용맹함마져 잃어버렸다.

눈하나 까딱하지 않고 사람을 죽여왔던 그와 그의 동료(모건 프리맨)은

이제 사람을 향해 총을 겨누며 방아쇠를 당기기 보다 먼저 자신의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켜야 할 만큼 마음까지 약해져버렸다.

역설적이지만 그런 그들의 모습은 인간 생명의 고귀함을 보여주는듯 했다.



하지만 이 늙은 무법자는 동료의 죽음으로 위스키 반병과 함께 묻어두었던 본능을

끄집어 낸다. 그의 응징은 다른 액션영화에서처럼 화려하지도 시원시원함도 주지

않지만 너무나 처절했고 너무나도 나로하여금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 제작 감독의 이 영화는

어쩌면 자신의 젊은날의 반성 혹은 인간애 그리고 젊은이들을 향한 충고 같았다.



오래도록 이 영화를 보고 싶어했는데 비로서 오늘 인연이 되어 엔딩까지 보게

되었는데 다시한번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터프함"에 반하고 말았다.



숀코네리의 귀족적 노인보다 더 비틀거리는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성깔 있는 노인의

모습이 내겐 아주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을것 같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그가 보여주었던 "터프함"을 완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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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ilk Ro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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