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바 람 이 어 라 Silk Rode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418)
이슈상자 (108)
음악상자 (35)
영화상자 (32)
미술상자 (7)
사진상자 (5)
유머상자 (61)
맛상자 (37)
낙 서 (25)
일본어상자 (56)
얼추 일본어 교실 (25)
추악한 언론, 포털 행태 박제 (24)
Total
Today
Yesterday
728x90

 

 

찰라의 화려함의 불꽃이여...

 

예전, 일본어를 공부하던 때, 

어학 공부에 도움이 될까해서 봤던 영화 하나비.

어학 공부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대사가 이렇게 없는 영화도 드물지 싶다.


우스게 소리로 대사가 적었다 했지만 대사가 적어 너무 좋았던 영화이기도 했다.
시가 아름다울 수 있는건 짧은 글귀에 수 많은 생각을 함축했기 때문일텐데,

이 영화 하나비는 그런 의미에서 한 편의 시일지도 모르겠다.

 

 

극도로 절제된 대사.

그것을 대신한 연기. 눈빛, 표전, 몸짓 등등등...


(연기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많은 대사를 하면서 연기하는 것 보다도

거의 없는 대사를 가지고 그 상황에 맞게 연기하는 것이 훨씬 어려울거라 생각한다)

 


거기에 영상과 어울어져 잔잔히 흐르는 영화 음악은 정말 내 몸에 전기가 짜르르 흐르게 하기에 충분했다.



영화 중간중간 많은 그림이 나오는데,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그 그림들을 다케시(감독)가 그렸다고 들었다.)

 


어떤 장면에서의 그림들은 영화에 어떤 역활을 했는지 그럭저럭 이해가 갔지만

대다수의 그림은 그 역활을 이해하지 못해 아쉽다면 아쉬웠다.

(뭐 워낙 자기 색깔이 강한 감독이니.... )



다케시는 사회평론가이자 배우,감독,코메디언이기도 한 만능 엔터테이너다.
그래서 그런지 하나비에서는 그의 색깔이 드러나는 유머도 엿볼수 있었고, 진한 메세지도 볼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일본의 "죽음"에 대한 정서가 나는 싫다.
영화 속에서 다케시 부부의 자결은 미화라고 볼 수는 없지만 관객에 입장에선 미화로 남을 것이다. 

이렇게 죽음을 미화시키는 형태로의 표현, 결말은 뭐랄까...

흐음...

어쩌면 극 중 인물들에게 달리 해피엔딩을 생각하기 어렵기도 하지만...



그러도 전체적인 평가를 하자면 정말 괜찮은 영화였다고 말하고 싶다.

멜로물이 뜬다고 멜로물로 휩쓸리는 우리 영화나 영화 자체보단 배급이나 판촉에 신경을 쓰는 헐리웃 영화,

딱딱하기만 한 유럽의 영화들 속에서 오랜만에 만난 썩 괜찮은 영화였다.

기타노 다케시 감독 작품을 좋아하는 개인적인 성향 탓일 수도 있다.

 

 

한번쯤, 시간이 되면 기타노 다케시의 여러 작품들을 쭉 감상하고 싶다.

 

728x90
Posted by Silk Rode
, |

레이 (Ray, 2004)

영화상자 / 2016. 6. 17. 15:33
728x90

 

Whatd I Say   /   Hit The Road Jack


Ive Got A Woman   /   Let The Good Times Roll


Mary Ann   /   Mess Around


Unchain My Heart   /   Hallelujah I Love Her So

 

 


이 노래들 중 몇 곡을 제외하고는 몰랐다. 하지만 꽤 많이 들어는 봤다.

그리고 들을때면 언제나 좋은 느낌이었다.

그 느낌 좋은 곡들을 어떤 곡은 제목을 알고, 또 어떤 곡들은 제목도 모르르고 좋아했었다.


우습게도 스스로 음악을 좋아한다고 자부하면서도 저 곡들을 누가 불렀었는지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었다.

바빴나? 지금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다.

지금은 좋아하는 곡이 있으면 그 곡을 부른 가수를 조사하고 다른 곡은 뭐가 있나 살펴보고는 했는데,

왜 이 사람에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었을까.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뮤지션인데 말이다.


그의 이름은 레이 찰스.



 




아직은 인종차별이 공공연하게 사회적으로 만연한 당시 미국에서


그는 흑인이었다.


시력을 잃고 앞을 볼 수 없는 흑인.


게다가 마약 중독자.



하지만 그는 그러한 것들을 극복해냈다.

모범적인 가장은 아니었지만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또 마약을 끊기 위해 병원에 입원해 금단현상을 이겨내는 모습 역시 뭉클했다.


그의 인생은 매우 드라마틱했고, 그것을 연기한 배우는 너무나 멋진 연기로 영화의 완성도를 높혀주었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장애를 딛고 일어서는 그런 영화는 아니다.

이 영화는 분명 음악 영화다. 실제 인물을 소재로 한.

그의 음악 자체가 훌륭하기 때문에 그 음악을 걸쭉하게 잘 영화속에 넣은 이 영화 역시 걸죽한 맛이 난다.

그 맛이 참 시원하다.

오래전 사람의 오래전 음악이기에 촌스러울법도 하지만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요즘 흘러나오는 음악에 질려버린 사람에겐 청량음료 같은 상쾌함을 줄 수도 있겠다.

적어도 내겐 그랬다.


지금도

위에 적어둔 곡들을 들으며 이 글을 긁적이고 있는데, 절로 리듬을 타고 있다.

여유가 생기면 알려지지 않은 그의 숨은 곡들도 찾아서 들어볼까 한다.

 

 

 

영화 속에 나온 "레이 찰스"의 명곡 두 곡을 권해본다.

Ray Charles  -  Whatd I Say


Ray Charles  -  Mess Around


혹시 영화를 보실 분은 영화 속에서 이 곡이 어떻게 등장하는지 지켜보시길 권한다.

 

 

728x90
Posted by Silk Rode
, |
728x90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 지금까지 본 영화 중에서 어떤 영화가 가장 기억에 남나요?

- 이제껏 본 영화 중에서 가장 감명깊은 영화가 뭔가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면 쉽게 답하지 못했다.

정말 좋은 영화가 많아서 우열을 가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동안의 생각 끝에 내가 내놓는 답은 언제나 같았다.


- 굳이 하나만 골라야한다면, 패왕별희를 꼽겠습니다.


 



어릴 때에는 헐리웃 영화가 최고였다.

액션이면 액션, 코메디면 코메디, SF면 SF, 휴먼이면 휴먼.

그야말로 전 장르에 걸쳐 최고의 영화들을 만들었다고 생각했었다.

그때 미국은 전세계 문화시장을 석권했었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시절이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점점 서구적인 것들보다 동양적인 것들로 시야가 옮겨졌고,

중국, 홍콩, 일본, 그리고 우리 영화가 더 가깝게 느껴졌다.

이젠 영화의 기술적인 면보다도, 대사와 문화적 정서를 함께 느낄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일까?



그러던 내게 패왕별희는 잔잔하고도 오랜 감동을 준 영화로 기억되어 있다.

 


 

이 영화는,

중국의 대표적인 전통문화 중 하나인 경극을 통해서 중국 역사의 격동기를 잘 보여주고 있으며 

그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인물들이 겪는 고통과 경극으로 표현되는 중국의 전통 예술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몰락해가는지, 그 예술인들의 몰락.

그리고 그들의 애증과 죽음으로 끝맺는 결말....

우리의 "서편제"가 연상된다.

 


 

진나라말기 유방과 한우가 한판 승부를 벌이던 끝자락,

초패왕(항우)의 사랑과 죽음으로 그 사랑에 화답한 우희(항우의 연인)의 절개를 소재로 한 패왕별희.

경극 "패왕별희"의 두 스타인 "살로"와 "데이"의 동성애적인 우정과 그 사이에 낀 "주산"의 사랑은

중국 역사의 급변만큼이나 파란만장했다.

이제는 고인이 되어버린 데이 역의 장국영의 열연은 영화 전체의 느낌을 잘 살려주었다.



특히 영화 속에서 데이는 경극 속 연인인 상대 배우 살로를 실제로도 마음 속 깊히 사랑하였는데,

이루어지 못할 사랑의 괴로움과 피치못할 사정 등으로 데이는 살로가 아닌 다른 이와 동침을 하게 된다.

그럴때면 그는 패왕별희 극 중 상대인 패왕으로 상대를 분장시키고는 (상대 남자가 아닌) 패왕에게 안긴다.

나름의 절개를 지킨셈일른지도...

나름의 위로였을지도...

스스로에게 건 최면이었을지도...

그 애달픔고 애잔하다.



결국 데이는,

경극의 스토리에서 처럼 패왕인 살롯 앞에서 우희로서 자결한다.


데이는 어린시절 그가 스스로 남자이기를 포기할 때부터 살롯과 함께 경극 속에 삶을 묻어버렸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삶이 애달팠고, 사랑이 애달팠고, 예술 혼이 애달팠다.

그리고 그 시절 중국의 백성들이 애달팠다.

그들처럼...


 

전통문화의 쇄락,

더불어 전통문화인들의 쇄락,

그리고 역사의 소용돌이

많은 면에서 이 영화는 우리의 "서편제"를 떠올리지만,

보고 난 이후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 것은, 내게는 이 영화 "패왕별희"이다.

728x90
Posted by Silk Rode
, |

깐죽녀

유머상자 / 2016. 6. 17. 08:21
728x90

깐죽 깐죽 깐죽

728x90

'유머상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디어 시작되는 의정부고 사진 (고등어 굽기)  (0) 2016.07.08
고급 휴지??  (0) 2016.07.08
도널드 트럼프 vs 보리스 존슨  (0) 2016.06.27
닭다리 예절..  (0) 2016.06.22
택배 아저씨  (0) 2016.06.17
Posted by Silk Rode
, |

택배 아저씨

유머상자 / 2016. 6. 17. 08:07
728x90

 

728x90

'유머상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디어 시작되는 의정부고 사진 (고등어 굽기)  (0) 2016.07.08
고급 휴지??  (0) 2016.07.08
도널드 트럼프 vs 보리스 존슨  (0) 2016.06.27
닭다리 예절..  (0) 2016.06.22
깐죽녀  (0) 2016.06.17
Posted by Silk Rode
, |
728x90

 

이 영화를 알게 된 것은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이라는 뉴스를 통해서였다.

 

 

어떤 영화일까?

좋아하는 양조위 주연의 영화다.

시간 되면 볼까...

시간이 흘러 거리에 영화 포스터가 여기저기 붙었다.

완전 무삭제 "색계"

 

 

국제 영화제에서 상받은 작품을 저렇게 홍보하는.....

이건 아닌데......

씁쓸했다.

 

 

물론 영화 속에서 배드씬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고, 그것은 흥행에 중요 요소일 것이다.

이 영화에서 내게 가장 인상적인 장면들 뽑으라면 역시 비정상적으로 격한 배드씬과 술자리 장면이니까.

 

이 영화의 배드씬을 보면서 성적 흥분을 느끼지 못했다.

왜냐면 그 장면에서는 사랑도, 에로틱함도 느껴지지 않았고,

그저 불안과 정복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상대 남자를 죽이는걸 목적으로 그와 섹스하는 여자.

죽음에 위협 속에서 누구도 믿지 못하는 중압감으로 내면에 쌓인 그간의 스트레스를 풀듯,

의심하며, 불안해하며 정복하듯 섹스하는 남자.

이런 이 두 남녀의 베드씬을 보며 성적 흥분을 느낄 수는 없겠지.

 

 

그저 둘 다 불쌍해보일 뿐...

 

이 가련하고 불쌍한 두 남녀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내게 인상적이었고, 하일라이트라고 생각되는 장면.

 

 

일본인 거리에 있는 술집.

남자는 그곳으로 여자를 초대한다.

중국 內 일본인들의 거리. 일본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술집.

술집주인이나 점원, 손님 모두가 일본인들로 둘러 쌓인 그곳에 중국인인 주인공 남녀가 자리한다.

 

옆 방에서 들려오는 일본노래 소리에 그것보다 자신이 더 잘 부를 수 있다며 노래를 부르는 여인.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노래는 중국노래다. 일본인들로 가득한 그곳에서...

일본의 앞잡이가 된 중국인인 남자는 그녀의 중국 노래에 빠져들고 눈물을 흘린다.

 

남자는 그 술집에 있는 군인들과 마찬가지로 일본의 패망을 예견하고 있다.

남자는 침몰해가는 일본이라는 큰 배에서 이젠 내릴수도 없는 처지로 여인이 부르는 중국노래에 눈물 흘리며 여인을 끌어안는다. 마치 그 둘의 미래를 예견하듯...

 

 

가학적 혹은 이리저리 비틀린 체위의 섹스는 남자의 내면 그 자체였고,

일본거리 술집에서의 둘의 모습이 어떠한지를 오히려 선명하게 나타낸다. 

 

이 영화에 사랑 따윈 없었다.

지독한 외로움과 자기 내면의 고통에서 벗어나고파 몸부림 치는 남자와

그 남자를 죽이려고 접근했다가 그 남자에게 결정적인 순간 흔들림 혹은 혼란을 겪은 여자가 있을 뿐이다.

각자의 그것을 사랑이라 말 할 수 있을까.

 

 

사랑이 아닌 사랑을,

사랑일까 하는 찰라의 혼란에 빠진 남녀,

섬세하게 그린 감독과 멋지게 표현한 "역시" 양조위.

좋은 영화였다.

 

 

728x90
Posted by Silk Rode
, |
728x90

오우삼 - 주윤발

 

이 둘의 이름이 곧 상표였고,

이 둘의 이름이 곧 흥행보증이었으며,

이 둘의 이름이 곧 영화색깔을 결정해 버렸던 시절이 있었다.

 

동서양 수 많은 남성들의 싸나이 로망에 불을 붙였던 이 둘.

 

 

그 중에서도 가장 선이 굵은 작품 둘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영웅본색.

그리고 이 영화 첩혈쌍웅을 꼽겠다.

 

 

킬러(주윤발), 형사(이수현)

이 둘은 쫓고 쫓기는 관계에서 진한 우정의 관계로 변해간다.

 

 

의뢰를 받고 암살을 하던 중 관계없는 여인의 눈을 멀게 한 킬러.

죄책감에 킬러는 그녀의 곁을 맴돈다.

 

킬러의 길을 접으려는 남자.

하지만 각막 수술을 하지 못하면 시력을 영영 잃을지도 모르는 그녀 때문에

킬러는 그녀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마지막 의뢰를 받아들인다.

 

 

총탄과 살육이 난무하는 가운데

죄책감, 우정, 사랑으로 버무려진 감정을 

킬러와 형사 그리고 한 여인을 통해 화려하고 붉게 그려진다.

 

 

영화의 후반부.

두 눈과 온 몸에 총상을 입은 킬러.

킬러는 자신 때문에 시력을 잃은 여인에게 자신의 눈이라도 주고자 했지만,

총상으로 눈을 이식해 줄 수 없게 됨이 안타까워 괴로워하며 몸부림치고 그런 그의 모습은

말 보다는 행동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향한 한 사내의 모습을 뭉클하게 보여준다. 

 

 

앞을 못보는 킬러와 앞을 못보는 여인은 서로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서로를 찾지만 ......

결국 가까이 있는 서로의 손 한번 잡아보지 못한체 킬러는 숨을 거둔다.

 

 

오우삼 감독의 총격씬은 화려하기로 유명하다.

특히 이 영화 첩혈쌍웅은 그 화려함의 극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의 매력은 그런 화려함이 아닌 우정과 애절함일 것이다.

이 영화가 수 많은 사내들에게 가슴 깊히 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사내들의 우정과 사랑과 책임감, 죄책감을 사내들이 진하게 공감할 수 있게 작품들에 잘 녹아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 때문에 시력을 잃은 여인이 노래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킬러의 모습.

둘 모두 시력을 잃고 서로를 찾아 헤메이던 모습.

이 장면들은 오래도록 여운으로 내 안에 맴돌것 같다.

728x90
Posted by Silk Rode
, |
728x90

 

1750년.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브라질 국경 지역에서 일어난 역사적 실화.


이 영화는 내겐 풀어야할 숙제같은 영화였다.
로버트 드니로에 푹 빠져있었던 오래전 그 때에는 금방이라도 보고 싶었던 영화였고,
영화음악에 빠져 Ennio Morricone의 음악이 좋았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어릴적 나에게는 아직은 지루하고 어려운 영화였기에
그저 언젠가는 봐야지 하고 미뤄두었던 영화였다.

 


시간이 흘러 우연처럼 이 영화를 떠올렸고,

차분한 마음으로 영화를 감상했다.

 


영화를 보면서 난 점점 화가 났다.
남의 나라 땅에 外人들이 들어와 토착민들을 힘으로 장악한 상태에서
사랑? 용서? 평화?


전쟁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행위이다.
힘으로 남의 것을 가로챈 뒤에,
빼앗긴 자에게 그들에게 이미 빼앗은 것으로,
아량을 베풀고, 자비를 베풀고, 사랑과 평화를 운운하는 것.
위선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영화 속 신부님들은 숭고했다.
끝까지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자 했던 가브리엘 신부(제레미 아이언스)
현실적인 방법으로 토착민에게 힘이 되어주고자 했던 멘도자(로버트 드니로)
멘도자와 함께 힘을 보탠 어린 신부
(리암 리슨... 그의 풋풋했던 젊은 날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보호하고자 했던 토착민들은
신부님들과 마찬가지인 外人들의 손에 무참히 죽어갔다.
살아남은 토착민들 역시 노예가 될 것이었다.

모두 다 그 外人들이 그 지역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생기지 않았을 사건들이다.

 


그리고 영화 마지막,

'신부들은 죽고, 저만 살아 남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죽은 건 나고, 산 자는 그들입니다.

그것은 언제나 그렇듯 죽은 자의 정신은 산 자의 기억 속에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라는 말로 끝을 맺는다.

 

저 말 속의 죽어서 기억에 남게 되는 사람은 함께 싸우다 숭고하게 죽어간 신부들을 말한다.
토착민의 죽음은?


처음부터 그들에게 外人들이 들어오지 않았다면 토착민들은 하나님을 몰랐겠지만, 근대화 되지도 못했겠지만,

그렇게 무참히 학살당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철저하게 서양인 관점에서의 Mission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역사에 가정이란 없다.
약한 세력은 센 세력에게 약탈당하고 짓밟혀 왔다.


힘, 평화, 사랑, 역사
그리고 종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씁쓸한 영화였다.

 

또한

종교는 가장 무서운 비지니스일지도 모르겠다.

728x90
Posted by Silk Rode
, |
728x90

대부 (The Godfather)

 


처음 이 영화를 접했던 것은 10살 즈음 TV에서였다.
당시의 나는 오만하게 처음 몇 장면으로 그 영화의 재미를 가늠할 수 있다고 자부하는 상태였었고, 딸의 결혼식 파티 뒤에서 벌어지는 여러 청탁 장면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는체 그냥 지루한 영화라고 치부하고, 인디에나 존스 같은 화려한 볼꺼리가 없음에 불만을 품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3분여 정도 더 보다가 다른 채널로 돌려버렸었고, 그게 영화 대부와 나와의 첫 만남이었다.

 
몇 년이 더 흐르고 중학생이 되어 우연히, 역시 TV에서 이 영화를 다시 접했지만 그때에도 처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에 비디오로 대부를 다시 접하게 되었다.
그제서야 조금은 스토리가 눈에 들어왔고 이 영화가 명작이라 불리는 이유를 아주 조금 알게 되었을 뿐, 깊히있게 이해하지는 못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여러 아르바이트를 해 보고 대학생활 및 군생활을 겪은 뒤 사회생활을 하면서 다시 접한 영화 대부는,

한 마디로 거대한 쇼크였다.
그때껏 영화를 통해 받은 자극 중 그렇게 묵직한 자극은 없었다.

그 어마어마하고 묵직하며 거대한 충격 혹은 감독은 아주 오래도록 무겁게 내 가슴을 짓눌렀으며 긴 파장을 일으켰다.

 


왜 이렇게 대부를 봐 온 이야기를 장황하게 했는가..?

 


그건 대부가 오래된(1972년작) 작품으로 다른 이들에게도 이런 비슷한 경험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나 역시 여러 번 대부를 봤고 볼 때 마다 그 느낌이 달랐으며,
근래 다시 이 영화를 접했을 때에야 비로서 이 영화의 진가를 느낄 수 있었기에 혹시라도

이전에 비슷한 경험으로 따분하고 재미없는 영화로 치부하고 이름만 알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기꺼이 이제라도 느긋하게 봐 볼 영화라고 권해보고 싶다.

 

볼 때마다 느낌의 포인트가 달랐는데 이번에 내가 느낀 영화의 주된 흐름은 "아버지"였다.
특히, 마론 브란도가 열연 했던 역 비토 꼴레오네 라는 인물.

 


단신으로 어린나이에 미국으로 건너 온 그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가족에게 내색하지 않고 가정을 꾸려나간다.(대부 2)
조금씩 조직이 커가도 그의 그러한 성품은 변하지 않았고, 오히려 믿음직해져 간다.

 

 


그는 식탁에서는 비지니스 얘기를 꺼낸 적이 없었으며,
가족사진을 찍을 때 가족 중 한 사람이라도 빠지면 사진을 찍지 않으려고 버텼으며,
딸의 결혼식의 참석한 사람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았으며,
살아있는 자식의 안전을 위해 죽은 아들의 복수를 가슴에 묻었다.

 


그리고

 


어린 손주와 화원에서 오붓한 시간을 보내다 심장 이상으로 그의 힘들고도 고단한 삶을 내려놓는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고생하시는 어머니만을 조명하는데 여념이 없다.
상대적으로 아버지의 존재감이 사회적으로 빛을 잃어가고 있다.

 

 

IMF를 겪으며, 아버지라는 이름의 그들은 더 한층 위축되었으며 어려운 시절을 요행이 피했더라도

명퇴되거나 구조조정으로 정리해고, 은퇴 후 더더욱 힘을 잃어가고 있는, 아버지.

 


그들이 가정을 꾸리고, 유지하며, 지켜오기까지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는지 우리는 모른다.

아니 모른척 하거나,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

 

 

왜냐면,

아버지 당신 조차 그것을 내색하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버지 비토 꼴레오네 처럼 말이다.

 

 

그는 자신의 자리를 물려준 뒤에는 그저 자식을 걱정하며,

손주와 여가를 보내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할아버지가 되었다.

정원에서 뛰노는 손주의 재롱에 흐뭇해하며, 손주를 쫓아다니는 평범한 나이든 아버지.

 

 

어려웠던 시대,

어려웠던 시절, 역사의 소용돌이 속을 안간힘으로 헤쳐나가며

살아남기 위해 궂은 일, 비굴한 상황을 감내해가며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안락을 주고자 애썼던 아버지.

 

속된 표현으로 "부랄 두쪽" 밖에 없이 맨 바닥에서 지금의 이 모든 것을 일궈온 아버지들.

 

이 영화를 보며 그런 아버지를 가슴에 담아 본다.

728x90
Posted by Silk Rode
, |
728x90

나름의 감상을 써봤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 영화는 다른 영화와 달리

 

대강의 스토리와 남자 주인공인 로버트(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편지,

 

그 이상은 남길 필요가 없을것 같다.

 

 

 

 

<스토리>

가족묘지가 있는데도 어머니는 화장해 달라고 유언을 남겼다.
화장해서 로즈만 다리에 뿌려 달라는...
어머니의 유언이 선뜻 내키지 않는 아들과 딸은 변호사를 설득하며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한다.


<내셔널 지오그라피> 한 권과 일기장...
영화는 어머니의 일기장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

 

시계의 초침소리조차 한숨 소리로
들릴 것 같이 고요한
매디슨 카운티의 농가로 이어지는
구불 구불한 산길을 초록색 픽업 한 대가
아지랑이같은 먼지를 일으키며 다가와 멈추어 섰다.


문앞에 서 있던 프란체스카는
조금 전에 남편과 두 남매를
축제에 보내느라 배웅하고
먼지를 일으키며 다가오는 픽업을 바라 보고 있었다.


픽업을 타고온 남자는
뚜껑이 있는 다리를 아느냐고 묻는다.
뚜껑이 있는 다리 ..? 아하 ~ 로즈만 다리...
그의 이름은 "로버트 킨케이드"
내셔녈 지오그라피의 사진기자 였다.

프란체스카는 위치를 설명하려다가
자신이 안내하는 편이 낫겠다고 한다.

 

다리에서 로버트는 사진을 찍고,
프란체스카는 구경을 했다.
로버트는 감사의 표시로 들꽃을 꺽어
프란체스카에게 주었다.
"그 꽃엔 독이 있어요..."
프란체스카의 말에 꽃을 떨어뜨리는 로버트..
그의 놀란 모습을 보고
그녀는 즐겁게 웃으며 농담이었다고 말한다.
두사람이 함께 보낸 즐거운 한낮의 시간은
프란체스카와 로버트의 일생을 바꾸어 놓은
나흘 중에서 그 첫날이었다.

다음날, 프란체스카는 뚜껑있는 다리에
저녁 초대 편지를 꽂아 놓았다.
그리고 두 사람은 그 날 밤을 함께 보낸다.

 


........................

여기까지 일기장을 읽던 아들이 뛰쳐 나갔다.
딸 또한 어머니에게 놀라움과 배신감이 일지만,
그래도 다시 일기장을 펼쳐 든다.


........................

 


그들은 호젓한 행복을 맛보지만 시간은 예정되어 있었다.
" 이렇게 확실하게 느낄수 있는 사랑은 일생에 단 한번 뿐."
이라고 설득하는 로버트를 떠나보내며
프란체스카는 가족들을 미소로 맞이 했다.
송아지가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고 흥에 겨운 남편과
아이들 뒤로 멀리 빗속에 로버트가 서 있었다.

 


다음날

남편과 시내에 나갔던 프란체스카는
교차로에서 로버트의 픽업과 마주친다.
프란체스카의 차앞을 가로 막은채 움직이지 않는
로버트의 픽업을 바라보며,
그녀는 수도 없이 차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놓으며 망설였다.
그러나 당장에 문을 열고 달려 가고픈
그녀의 눈물을 바라보는
남편의 걱정어린 표정이 그녀의 발목을 붙잡는다.
로버트의 차는 뒤에서 울려대는
크랙션 소리에도 아랑곳 없이
한 동안 빗속에 멈춰 있다가 서서히 움직이더니
교차로 반대 쪽으로 사라져 갔다.

 


.......................

 

그 후로 오랜 시간이 지나갔다.
남편은 임종을 맞으며 아내에게 말한다..
" 당신에게도 꿈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
아내는 말없이 남편 옆에 누워 미소 지었다.

또 다시 오랜 시간이 지나고,
어느날 프란체스카에게 뚜껑있는 다리 사진이 실린
내셔녈 지오그라피 한권과
로버트 킨케이드의 유품이 들어있는 작은 소포가 도착했다.


..................................

 

어머니는 뒤에 남은 아들과 딸에게 부탁한다.
그 때 로버트 킨케이드를
따라가지 않은 것을 후회하진 않는다고,
그러나 살아서 후회 없이 가족들을 사랑했으니,
죽어서는 그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그에게로 보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


프란체스카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위에 뿌려졌다.

 

 

 

<로버트의 편지>

이 편지가 당신 손에 제대로 들어가길 바라오.
언제 당신이 이걸 받게 될지는 나도 모르겠소.
내가 죽은후 언젠가가 될거요.
나는 이제 예순 다섯 살이오.
그러니까 내가 당신 집 앞길에서 길을 묻기 위해
차를 세 운 것이 13년 전의 바로 오늘이오.

이 소포가 어떤 식으로든
당신의 생활을 혼란에 빠뜨리지 않으리라는데
도박을 걸고있소.
이 카메라들이 카메라 가게의 중고품 진열장이나
낯선 사람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참을 수가 없었소.

당신이 이것들을 받을 때 쯤에는 모양이 아주 형편없을 거요.
하지만 달리 이걸 남길 만한 사람도 없소.
이것들을 당신에게 보내는 위험을,
당신으로 하여금 무릅쓰게 해서 정말 미안하오.

나는 1965년에서 1975년까지 거의 길에서 살았소.
당신에게 전화하거나 당신을 찾아가고픈
유혹을 없애기 위해서였소.

깨어 있는 순간마다 느끼곤 하는 그 유혹을 없애려고,
얻을 수 있는 모든 해외작업을 따냈소.
"빌어먹을, 난 아이오와의 윈터셋으로 가겠어.
그리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프란체스카를 데리고 와야겠어."라고
중얼거린 때가 여러 번 있었소.

하지만 당신이 한 말을 기억하고 있고,
또 당신의 감정을 존중해요.
어쩌면 당신 말이 옳았는지도 모르겠소.

그 무더운 금요일 아침,
당신 집 앞길을 빠져나왔던 일이 내가 지금까지
한 일과 앞으로 할 일 중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는 점만은 분명히 알고 있소.
사실, 살면서 그보다 더 어려운 일을 겪은 사람이
몇 사람이나 있을지 의아스럽소.

나는 마음에 먼지를 안은 채 살고 있소,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말은 그정도요.
당신 전에도 여자들이 몇 몇 있었지만,
당신을 만난 이후로는 없었소.
의식적으로 금욕 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관심이 없을 뿐이오.
한번은 사냥꾼의 총에 제 짝꿍을 잃은 거위를 보았소.
당신도 아다시피, 거위들은 평생토록 한쌍으로 살잖소.
거위는 며칠 동안 호수를 맴돌았소.
내가 마지막으로 거위를 봤을 때는
갈대밭 사이에서 아직도 짝을 찾으며 헤엄치고 있었소.
문학적인 면에서 약간 적나라한 유추일지 모르지만,
정말이지 내 기분이랑 똑같은 것 같았소.

안개 내린 아침이나 해가 북서쪽으로 이울어지는 오후에는,
당신이 인생에서 어디쯤 와 있을지,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순간에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생각하려고 애쓴다오.
뭐, 복잡할 건 없지.
당신네 마당에 있거나, 현관의 그네에 앉아 있거나,
아니면 부엌의 싱크대 옆에 서 있겠지.

그렇지 않소?

나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소.
당신에게 어떤 향기가 나는지,
당신에게 얼마나 여름 같은 맛이 나는지도.
내 살에 닿는 당신의 살갗이며,
사랑을 나눌 때 당신이 속삭이는 소리.

로버트 펜 워렌은
"신이 포기한 것 같은 세상"이란 구절을
사용한 적이 있소.

내가 시간에 대해 느끼는 감정과
아주 가까운 표현이오. 하지만
언제나 그런 식으로 살 수는 없잖소.
그런 느낌이 지나치게 강해지면,
나는 하이웨이와 함께 해리를 몰고
나가 며칠씩 도로를 달리곤 한다오

나 자신에게 연민을 느끼고 싶지는 않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그리고 대부분은 그런 식으로 느끼지도 않고.
대신, 당신을 발견한 사실에
감사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고 있소.

우리는 우주의 먼지 두 조각처럼
서로에게 빛을 던졌던 것 같소.

신이라고 해도 좋고, 우주자체라고 해도 좋소.
그 무엇이든 조화와 질서를 이루는
위대한 구조하에서는,
지상의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겠소.

광대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보면
나흘이든 4억 광년이든 별 차이가 없을 거요.
그 점을 마음에 간직하고 살려고 애쓴다오.

하지만 결국, 나도 사람이오.
그리고 아무리 철학적인 이성을 끌어대도,
매일, 매순간, 당신을 원하는 마음까지 막을 수는 없소.

자비심도 없이. 시간이,
당신과 함께 보낼수 없는 시간의 통곡 소리가,
내 머리 속 깊은 곳으로 흘러들고 있소.

당신을 사랑하오.
깊이 완벽하게
그리고 언제나 그럴 것이오.


-마지막 카우보이 로버트 -

728x90
Posted by Silk Rode
, |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